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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건설업계 브랜딩 현황과 문제점
March 17, 2022

언제부터인가 건설업계의 브랜드들이 눈에 밟힙니다. 브랜드는 곧 기업 철학의 관철입니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브랜드 철학을 고스란히 녹여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시장에서 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커뮤니케이션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기업의 의도와 상관없이 모두 브랜드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건설 업계는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전무해 보입니다. 건설 업계의 브랜딩은 오직 건설 수주에 포커스 되어 있습니다.

이는 업계 생태구조가 가장 큰 원인인듯합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대부분의 분양형 부동산 비즈니스 모델에는 시행사와 시공사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것은 시행사이며, 이 시행사가 시공사에게 공사를 의뢰하는 구조입니다. 이때 선정된 시공사에서 보유한 브랜드가 해당 분양 건물의 브랜드가 되는 구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사업 선정시 건설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큰 영향을 미침)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 경험을 결정짓는 컨셉, 건축 설계, 소프트웨어들은 시행 분야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시공사는 자사의 브랜드를 제공하더라도 시공 노하우를 제외하면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오퍼레이터에 불과한 위치입니다.(시행사는 운용하는 자금에 비해 소규모인 경우가 많고 단기 TF조직으로 사업 종료 후 소멸되는 경우도 많음) 

즉, 대부분의 건설사는 자사의 브랜드가 지닌 철학을 유지하고 헤리티지를 누적하는 것 보다는 프로젝트 수주와 이익을 위해 브랜드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런 브랜드들에게서는 로고의 동일성을 제외하면 일관된 정체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러한 기형적인 브랜딩의 형태는 건설업계에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비교적 유사한 브랜드 모델을 지닌 글로벌 프랜차이즈 호텔 기업(메리어트, 아코르, 힐튼, 하얏트, ihg 등)의 경우 ‘호텔의 실질적 소유주’와 ‘로열티 계약’을 통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제공함과 동시에 브랜드의 품위 유지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법적 책임을 묻습니다. 즉, 일관성 있는 브랜드 품질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수반됩니다.

브랜드 서브 네임의 확장과 표기 또한 혼란스럽습니다. 

·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힐스테이트 녹번역,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세종 마스터힐스,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힐스테이트 아티움시티 등

· HDC의 아이파크: 포항아이파크, 청라국제도시 아이파크,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속초 아이파크 스위트,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 운정 아이파크 더 테라스 등

·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수원역 푸르지오 더 스마트, 지제역 푸르지오 엘리아츠, 푸르지오 시그니처, 푸르지오 엘리포레시티,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등

위 몇 가지 사례에서 잘 보이듯이 브랜드의 라인이 무분별하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몇몇 브랜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건축유형을 넘나들기도 합니다.(카테고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은 명확한 브랜드 확장 체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모든 소비자는 브랜드에게 명확한 일관성과 단순함을 원합니다. 더불어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은 굉장히 다른 개념입니다. (feat. Donald Norman)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도 건설업계에 수많은 잡종 브랜드가 양산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에도 명확한 철학을 지닌 브랜드가 탄생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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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2022)